
" 떼잉...또 세상에 무신 큰일이 생길라꼬
이래 요란케도 야단인지 원. "
[ 벽 ]
◆

Rank A


안 개향
Ahn Gaehyang


GUILD
N.G.S
POSITION
탱커
AGE
72세
HEIGHT
193cm
GENDER
-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희게 샌 머리칼은 옆머리를 약간 내고서, 나머지는 깔끔하게 뒤로 틀어올려져 있다. 별 장신구 없이 그리 묶어두기만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간단한 장신구-예를 들면 비녀라던지-를 사용하곤 했다. 풀어 내리면 등 허리께에서 찰랑이는 정도의 길이이나, 수면 시간을 제외하면 푸는 일이 잘 없다. ㅡ”하이구, 그래 곱게 머리채 늘어트리는 거는 젊은 새댁들한테나 어울리지 주책맞게 무얼.”ㅡ
제 나이보다 훨씬 젊게 사는 사람이긴 하지만 시간을 이길 수는 없는지 주름이 잡힌 피부 위론 옅은 흉터들이 자리한다. 능력을 제대로 알기 전, 미숙하던 시절에 입었던 상흔들이다. 찌푸리기보단 웃음짓는 시간이 더 길어, 자연스레 처진 눈가와 호선을 그리는 입가에 자잘한 주름이 더해졌다. 사람이란 사는 방식에 따라 얼굴이 변한다고 했던가. 개향은 그 말의 신빙성을 더해주는 이 중 하나였다. ㅡ”살다 보믄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인자 내 얼굴 보여줄 시간 남았음 얼매나 남았을라꼬 찡그린 거나 보여주겄소?”ㅡ
옷은 간편하고 헐렁한 류를 선호하는지, 딱 붙는 옷을 입고서 나타나는 일이 거의 없다. 양복보다는 한복을 입은 모습이 자주 발견되었는데, 그래도 신발은 활동성 좋은 운동화를 신는다. 헌터로서 움직이지 않을 때는 꽃신을 신는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ㅡ”취향이란게 참 어쩔 수가 없지.”ㅡ

외관
◆ 경화
제 신체, 혹은 무기를 단단하게 만들어 방어하거나, 공격수단으로 사용하곤 한다.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범위에는 자기 자신의 신체, 혹은 맞닿아 있는 물건(무기나 옷)이 속하며 자신을 중심으로 최대 2~3m 반경 안에 있는 타인이라면 이능의 영향이 닿는다. 다만 타인에게 적용되는 것일수록, 자신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이능의 효과가 약해진다.
무생물인 무기나 옷에 비해 다른 사람에게까지 경화를 적용하려면 상당한 집중력을 필요로 한데다, 자신에게 쓰는 것보다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금껏 개향은 대체로 자기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 전투에 임하곤 했다. 능력의 특수성 탓에 원거리보단 근거리에서의 박투를 선호하며, 이는 나이를 먹어서도 변하지 않는 부분 중 하나였다. 방어의 경우 대부분은 제 옷을 경화하여 방어하거나, 급한 경우 몸을 경화하여 막는 식. 취향에 꼭 맞아 즐겨입는 줄로만 알던 소매 팔락이는 한복에, 이러한 이유가 있었는지는 함께 등 맞대고 싸워 본 이들만이 알겠지.

이능력
[ 친근한 / 소탈한 / 조금은 무신경한 / 강인한 ]
솔직히 말해 개향은 아주 편하기만 할 수는 없는 사람이었다.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어도 그 특유의 덩치에서 오는 위압감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그럼에도 개향의 주변에 사람이 끊이지 않았던 것은 그가 당신들을 좋아하는 것을 숨기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나이를 먹을만치 먹은 개향은 시간이 지나면 할 수 없어지는 말이란게 있다는 것을 알 정도의 지혜가 생겼고, 지금이 아니면 줄 수 없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 정도의 경험을 뼈져리게 새긴 헌터였으니 말이다. 때문에 개향은 제 주변 사람들에게 나름대로의 관심과 애정을 담뿍 쏟았다. ㅡ”이보오. 오늘은 날이 추우니 옷 단디 입고 나가는게 좋겄습니다. 아시겄지요?”ㅡ
처음에야 그 큰 키와 덩치에 위압감을 느낄 수는 있겠으나, 살갑게도 말을 붙이고 다가서는 개향에게 오래 날을 세우는 이는 드물었지. 저에 비하면 새파랗게 젊은 이에게 어슬렁 다가가선 말을 걸고, 금세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어나가곤 하는 모습은 퍽 소탈하게도 보이는 모습이었다. 드물게 대립하게 되는 일이 생긴다 해도 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이 아니라면야 굳이 마주 각을 세우지 않는 모습은 타인들에겐 무던하게 보이기도 했지. 사실, 젊을 적에는 이야기가 조금 달랐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이지 않겠는가? 나이를 먹고 완숙해진 이는 모든 것을 흘려보낼 줄 알았다. ㅡ”놀랬는가? 오메, 요 얼라 딸꾹질하는 것 좀 보아. 이리 와보이소. 등 뚜드려줄테니께.”ㅡ
가끔은 너무 많이 흘려보내서 문제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는 종종 노인들만 할 수 있는 당사자성 농담을 툭툭 던지곤 했다. 제 지인, 혹은 자식들이 쩔쩔매거나 당황하는 것이 웃기다고. ㅡ”관짝은 소나무가 좋겄제? 무어, 내가 못할 말 하였는가? 인석 표정 좀 보게?”ㅡ
그런 개향 특유의 무신경할 정도의 털털함에 마른 세수를 하면서도 결국 사람들이 그를 믿는 것은, 그가 지금껏 수십년간 자신이 그리 쉬이 스러지지 않을 것임을 증명해온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게이트가 처음 등장했던 그 해, 이미 가정을 이루었던 그가 헌터로서 활동하는 것을 불안해하던 제 사랑들에게 증명해내었고, 수없이 닥쳐오는 위협을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던 무력한 사람들 앞에 나서서 물러서지 않음으로서 증명한 강인함이었다. ㅡ”걱정 마오, 내가 언제 돌아오지 않은 적이 있었는가?”ㅡ

성격
벽
제 앞의 저 글러먹은 양아치같은 괴물 녀석들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제 등 뒤 사람들에게는 누구보다도 든든한 벽으로서 존재하고자 했던 개향에겐 퍽 마음에 드는 칭호였다고.
이 칭호가 붙기 전까진 그 커다란 덩치 덕에 붙은 ‘거인’이라던지, 이름에서 따온 ‘안개시리’-흐리멍텅한 안개와는 정반대인 이능을 가진 개향의 존재에 대한 친근함 섞인 말장난이었다. 조금 안면이 있는 이들이나 같은 고향을 둔 동료들이 부르던 호칭이다.-같은 호칭으로 불리기도 하였으나, 헌터가 된지 수십년이 지난 지금에 와선 하나로 통일되었다.
키
젊었을 적엔 더 컸으나, 나이를 먹으며 조금 줄어들었다.
- 1973년 봄에 태어났다. 금슬 좋은 산골 농부 부부의 2남 2녀 중 장녀다.
- 이능이 발현한 것은 13살 무렵. 안 그래도 모계 쪽의 유전으로 또래 아이들보다 확연히 컸던 덩치가 더욱 튼튼해지기까지 한 셈이다. 그의 부친은 평범한 체구이나, 모친은 개향과 같이 덩치가 크다. 개향의 형제자매는 어머니를 많이 닮았는지 넷 다 덩치가 있다. 덕분에 개향의 본가는 일반적인 집에 비해 천장의 높이가 상당하고, 넓기도 넓은 편이다. 그렇지 않으면 집이 꽉 틀어막혀 보인다고...
- 서른쯔음에 산골 마을에 놀러왔던 도시 총각과 결혼해 이란성 쌍둥이 남매 둘과 연년생으로 사내아이 하나를 슬하에 두었다. 지금은 각자 자기 인생들을 잘 살고 있다. 쌍둥이 중 첫째 여아와 막내 남아가 이능을 각성하긴 했지만 딱히 헌터로 살아갈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오히려 이능력이 없는 둘째 남아 쪽이 성인이 되자마자 군대에 들어가 직업 군인이 되어 살고 있다. 쌍둥이들은 각자 결혼하여 개향에게 손주를 안겨주었고, 막내는 미혼이다. 하는 말로는 결혼 생각이 없다고 한다.
- 2015년 이전에는 의뢰는 커녕, 본인의 가업인 농사에나 열중하는 삶을 살았다. 이능을 써봤자 밭에 박힌 커다란 돌부리를 쪼개는 용으로 쓰던 시절이 한때 있었다. 가끔 개향은 그 시절에 대해 잠자코 읊조리듯 풀어내곤 한다. 드문 일이다.
- 그리고 시스템이 생긴 3월, 그리고 비형랑이 등장하는 6월 사이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더욱 드문 일이었고. 개향의 고향은 최초의 게이트가 발생한 지역은 아니었지만, 인근한 지역의 산골이었어서 해당 지역으로 가서 살던 친인척이나 아는 사람이 제법 있었다. 그 사람들이 도망쳐와 전해주는 이야기들이 그닥 듣기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을테지.
- 2015년 이후 게이트가 발생하고, 헌터라는 직업이 생겨난 이후엔 주로 인명 구조에 관련된 의뢰를 받다가 소규모 길드에 들어갔다. 길드에 들어가고 나서도 개인 시간이 주어지면, 순찰을 돌다가 도움이 필요한 이를 돕곤 했다. 이 길드에서 나와 N.G.S에 입사한 것은 후회 한점 없지만, 의뢰를 통해 사람들을 더 자주 돕지 못하게 된 것만은 조금 아쉬웠다고 한다.
- 속물이라고 해도 어쩔 수는 없지만, 이왕 길드에 들어갈 것이라면 좀더 좋은 곳에 들어가야하지 않겠나 하는 마음으로 N.G.S에 들어갔다. 개향이 생각하기에, 아는 사람들끼리 머릿수 모아가 맨주먹 불끈 쥐고 으쌰으쌰 만들어낸 길드보다는 나랏님이 만든 둥지가 더 든든치 않것나~싶었다고. 무엇보다 자녀 학자금 지원과 대출 금리 우대가 정말로 마음에 들었다지! 리더이자 마스터인 독고 준영, 그 양반도 믿음직하고 말이다. 아무튼, 그 빠른 결정 덕에 거진 N.G.S가 만들어지고 거진 직후에 합류해 지금까지 왔다. ㅡ”쬐매 답답키는 해도 괜찮은 곳이여~”ㅡ
- N.G.S에 입사한 후, 제게 맞춰진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나서부턴 발에 날개 돋힌 듯한 성장세를 보였다. 당시 이미 40 초중반의 나이였음에도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그가 타고난 육체적 재능과 스스로의 끈기 덕일 것이다. 특히나 이전에는 그저 몸을 좀 단단하게나 만들어주는 줄 알았던 제 능력이 생각보다 좀더 섬세하고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란 걸 시스템창이 알려주기도 했고 말이다. ㅡ”요놈, 요거. 참 신통키도 하지!”ㅡ
- 처음 받은 헌터 등급은 C Rank. 그리고 N.G.S에 입사하고 나서 2년 후(45세)에 B Rank로 승급했다. A Rank로 승급된 것은 이후 12년 뒤인 57세 무렵. 나이를 핑계삼지 않고서 향상심을 놓지 않은 결과였다.
- 개향의 이능은 ‘단단하게 만들기’이지 ‘힘이 강해지는’ 것이 아니었다. 때문에 아무리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어봤자 그것을 휘두를 힘이 없다면 크리쳐를 때려봤자 민간인의 돌팔매와 다를 바 없었지. 개향은 그렇게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지금의 그를 만든 원(願)이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 젊었을 적엔-40대 초중반- 좀더 몸을 함부로 쓰는 경향이 있었다. 경험이 부족했던 탓에 쉽게 흥분한 것도 있고, 게이트 안에서 겪을 수 밖에 없는 심리적인 압박감 탓도 있었을 것이다. 스스로의 이능이 그런 탓에 타인보다 쉬이 다치지 않는 까닭도 있었고.
최근 들어선 그래도 자식들이나 손주들의 등쌀로 전위보다는 중위나 후위에 머무르며 그때그때에 맞게 움직이곤 한다.
- 게이트 안에서 처음으로 트라우마를 겪었을 때는 불안 증세부터 시작해 가족들이나 주변인들의 환시, 환청 등 갖가지 증상에 시달리기도 하였으나, 현재는 수면 장애-아무래도 언제 크리쳐가 나타날지 모르는 게이트 안에서 깊게 잠에 들기란, 노익장인 개향에게도 무리인 일이었다-나 천천히 감정의 변동 폭이 적어지는 정도의 변화가 있을 뿐이다. 오랜 경험으로 인해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겠지. 아니, 그저 담담해진 것일지도.
- 트라우마로 인한 심리 상담은 꾸준히 받고 있다. 괜찮은 것 같아도 삐끗하기 쉬운 것이 사람의 정신이라. 자신이 멀쩡하다 싶어도 받아두는 것이 남는 장사지 않겠는가? 특히나 자기 돈이 드는 것도 아니라면 말이다!
- 다른 길드인 망량이나 루체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다. 물론 개중에서도 인연이 닿은 이들이라면야 얼굴 마주칠 때마다 반색하곤 했지만서도. 아, 그래도 망량은 특유의 역사 때문인지 사라진 비형랑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은 있는 편이다. 그 양반이 자리만 잘 잡고 있었어두 좋은 일하는 아들이 비실비실하게 있지는 않았을텐데-싶었다지.
- 게이트에 대한 여러 소문은 개향도 잘 알고 있다. 신의 심판이니 실험이니 뭐니...술을 들이키고선 시끌벅적하게도 떠들어대는 양반들을 한두번 봤어야지! 그러나 알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개향은 그 소문들에 별 관심이 없다. 그저 그 현상으로 인하여 사람이 다치는 일이 줄어들기를 바랄 따름이다.
- SSS급 게이트에 대해서라면,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이제 와 또 무엇땜시 좀 살아볼라카는 사람들을 뒤흔드는지 참 못마땅하기 그지 없다. 관련 화제를 꺼낸다면 우리 자식새끼들 살 곳 평안하게 만들기 어렵다며 눈쌀 찌푸리는 개향을 볼 수 있겠지.
- 지금과 같은 체계가 잡히기 전,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을 때. 장례식조차 따로 열어주지 못하고 함께 향을 피우던 시절에, 개향은 제가 얼굴 알던 이들이라면 꼭 찾아가 위로를 남기곤 했다. 형편이 된다면 약간의 조의금을 내기도 했고.
- 좋아하는 것! 아주 많다. 솔직히 말하자면 싫어하는 것이 거의 없는 수준. 물론 크리쳐는 논외다.
그래도 유독 아끼는 것이 있다면, 작고 어리고 약한 이들을 말할 수 있겠다. 특히나 이제 중학교 들어가고 초등학교 들어가는 손주들은 아주 예뻐라 한다. 첫째가 낳아온 공주님 둘에 둘째가 데려온 공주님, 왕자님 각자 하나. 이렇게 넷이 있다.
- 사투리와 서울말이 애매하게 섞인 말투를 사용한다. 그렇지만 비율을 따지자면 사투리 7에 서울말 3인지라 그냥 사투리라 보아도 무방하다. 존대와 평어를 섞어쓰는 말투도 나름의 특색이라면 특색이겠지.
- 나름대로 시대에 발맞추려 노력하는 편이라, 어느정도 유연한 사고를 하기는 하지만 결국 소위 말하는 옛날 사람인 것은 어쩔 수 없다. 때문에 종종 조금 고지식한 부분이 있기는 한데...그래도 홀로 고집을 부리는 사람은 아니라 어디 가서 그런 일로 각을 세우는 일은 없다.
- 그 와중에 고집을 부리는 일이 있다면 길드가 존재하는 목적ㅡ즉, 사명에 관한 일일 경우 뿐이다. 국민을 위하여, 모두를 위하여.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위하여!
그리하여 내 새끼들이 더욱 행복할 수 있도록.

기타
[벽], [기절 아티스트], [불변], [정의]
